주방바닥방수, 트렌치와 구배가 방수보다 먼저입니다
주방바닥방수는 방수재를 어떤 것으로 바르느냐보다, 물이 어디로 모여서 어디로 빠지는지가 시공 전에 정해져 있느냐에서 결과가 갈립니다. 트렌치 위치와 구배 방향이 도면에 없으면 방수층은 완벽해도 바닥에 물이 고이고, 고인 물은 결국 방수층이 아니라 벽과 문턱을 타고 넘어갑니다.
습식 주방 바닥은 물에 오래 노출되는 바닥입니다
식당 주방 바닥은 화장실 바닥과 다릅니다. 화장실은 하루 몇 번 물이 튀는 정도지만, 습식 주방은 영업 시간 중에도 바닥에 물이 자주 닿고 마감 청소 때는 호스로 물을 뿌립니다. 여기에 기름과 세제와 뜨거운 물이 섞입니다. 방수층에는 물과 함께 기름과 세제의 영향이 반복해서 가해지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주방바닥방수는 일반 상가 방수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방수층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방수층 위에 물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가 수명을 정합니다. 물이 바로 빠져나가는 바닥은 방수층이 물에 닿는 시간이 짧고, 고여 있는 바닥은 닿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방수재 선택과 치켜올림, 건식과 습식 구역 나누기는 이 사이트의 다른 글에서 다루므로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이 글은 주방 바닥에서 물을 모아 빼는 구조, 즉 트렌치와 구배와 방수층이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중심으로 다루고, 방수층 위의 타일 접착과 장비 아래 바닥, 준공 뒤 점검까지 이어서 정리합니다.

트렌치 위치가 먼저이고 방수는 그다음입니다
주방 바닥 시공에서 순서를 틀리기 쉬운 지점이 여기입니다. 방수를 먼저 하고 트렌치를 나중에 생각하면, 방수층을 뚫어서 배수구를 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트렌치와 배수구 위치를 방수 전에 확정하고, 방수층과 배수구가 만나는 부분의 연결 방법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트렌치를 어디에 둘지는 주방 장비 배치에서 나옵니다. 물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자리는 싱크대 앞, 식기세척기 앞, 조리대 앞입니다. 이 자리를 지나는 선에 트렌치를 두면 물이 멀리 흐르지 않고 바로 빠집니다. 반대로 주방 한가운데 트렌치를 하나만 두고 사방에서 물을 모으는 방식은 구배를 길게 잡아야 해서 바닥 높이 차이가 커지고, 장비 수평을 맞추기 어려워집니다.
트렌치 길이와 폭은 주방 규모와 물 사용량에 따라 다르고, 그리스트랩과 연결되는 위치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현장의 구체적인 치수는 설계도서와 공사시방서에 따릅니다.
배수 설비 기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수구 자체의 형식도 미리 정합니다. 바닥 배수구 하나에 의존하는 방식은 막히면 그날 영업이 멈추고, 트렌치는 청소가 되는 구조라 관리가 쉽습니다. 배수구 형식도 방수 전에 정해야 방수층에 구멍을 내는 일이 없습니다.
구배는 방수층 아래에서 잡는 것입니다
구배라고 하면 타일을 붙일 때 기울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러면 방수층은 평평하게 깔려 있고 그 위 타일만 기울어진 상태가 됩니다. 타일 줄눈 사이로 스며든 물이 방수층 위에서는 갈 곳이 없어 고입니다. 이것이 몇 달 뒤 타일이 들뜨고 줄눈에서 냄새가 나는 원인입니다.
구배는 방수층 아래 모르타르에서 잡아야 합니다. 바닥 모르타르 자체를 트렌치 방향으로 기울여 치고, 그 위에 방수층을 올리면 방수층도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집니다. 타일 줄눈으로 스며든 물이 방수층 위에 고이지 않으려면 방수층의 구배뿐 아니라 트렌치와 만나는 부분에서도 배수될 수 있어야 합니다.
구배 방향은 한 방향으로 단순하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방향으로 꺾이는 구배는 만나는 자리에 골이 생기고 그 골에 물이 고입니다. 트렌치가 벽을 따라 한 줄로 있다면 그 반대편 벽에서 트렌치까지 한 방향 경사가 가장 깔끔하고, 장비 수평도 맞추기 쉽습니다.
구배는 방수층 아래에서 잡으므로, 그 모르타르가 마르는 시간도 방수 공정 순서에 포함됩니다. 여기서 공기를 줄이려고 덜 마른 모르타르 위에 방수를 올리면 모르타르 속 수분이 갇혀 방수층이 들뜹니다. 양생 기간이 며칠인지는 방수재 종류와 계절에 따라 다르고, 그 값은 방수재 시방과 공사시방서에 적혀 있습니다. 시공사에 그 일수를 공정표에 반영했는지 물어봅니다. 공정표에서 이 양생 기간이 빠져 있다면 다시 잡아야 합니다.
방수층은 트렌치와 벽에서 끊기지 않아야 합니다
바닥 방수에서 실제로 새는 자리는 바닥 한가운데가 아닙니다. 방수층이 다른 것과 만나는 경계입니다. 주방에서는 트렌치 둘레와 벽과 바닥이 만나는 모서리, 그리고 문턱이 그 자리입니다.
트렌치는 방수층 아래에 먼저 설치되고, 방수층이 트렌치 테두리 위까지 올라와서 덮어야 합니다. 방수층이 트렌치 옆에서 끝나면 그 틈으로 물이 방수층 아래로 들어갑니다. 트렌치 제작 시 방수층이 걸칠 수 있는 테두리가 있는지가 여기서 중요합니다.
벽과 만나는 모서리는 방수층을 벽 쪽으로 일정 높이 치켜올려야 합니다. 주방은 호스로 청소하는 곳이라 물이 벽 아래쪽에 계속 튀고, 치켜올림이 낮으면 그 위로 넘어간 물이 벽체 뒤로 들어갑니다. 치켜올림 높이는 설계도서에 정해져 있고, 현장에서는 그 높이가 실제로 지켜졌는지 타일 붙이기 전에 확인합니다.
문턱은 주방과 홀의 경계입니다. 여기서 방수층이 끊기면 주방 물이 홀 바닥 아래로 흘러 홀 마루가 들뜹니다. 문턱 자리에서 방수층을 올려 턱을 만들고 그 위에 문턱재를 얹는 것이 순서입니다.
트렌치 높이는 방수 전에 맞춥니다
공종 사이 순서가 어긋나면 각자 잘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대표적인 자리가 트렌치 높이입니다. 설비팀이 트렌치를 바닥 몰탈과 같은 높이로 맞춰 설치해 방수층이 걸칠 테두리가 없으면, 방수층이 트렌치 옆에서 끝나고 그 틈은 실리콘으로 막는 수밖에 없습니다. 실리콘은 주방의 기름과 뜨거운 물에 오래 버티기 어려운 재료이므로, 이런 경우에는 방수 전에 트렌치를 조금 낮춰 다시 설치하고 테두리를 방수층이 덮을 수 있게 맞추는 방법이 쓰입니다. 공사 일정이 하루 이틀 늦어질 수 있어도 방수 전에 바로잡는 쪽이 마감 후에 트렌치 둘레를 뜯는 것보다 부담이 작습니다. 그래서 설비팀과 방수팀이 트렌치 높이와 테두리를 방수 전에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타일 접착과 줄눈, 표면 선택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방수층 위에 타일을 붙일 때 접착제나 모르타르가 방수층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방수 종류에 따라 위에 올릴 수 있는 접착 방식이 정해져 있어서, 방수팀과 타일팀이 서로 무엇을 쓰는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확인 없이 타일이 올라가면 방수층과 타일 사이가 떨어지고, 그 틈에 물이 고입니다.
타일 줄눈은 물과 오염에 노출되지만 방수층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일반 시멘트 줄눈은 기름과 세제에 오래 노출되면 삭아서 물길이 됩니다. 습식 주방이라면 줄눈재 선택을 방수 관점에서 따져야 하고, 시공 뒤 줄눈이 완전히 굳기 전에 물을 쓰면 처음부터 약해집니다.
타일 자체도 표면이 미끄럽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하는데, 이것은 방수와 별개인 안전 문제이면서 동시에 청소 방식과 연결됩니다. 표면이 거친 타일은 미끄럼 방지에는 유리하지만 기름때가 끼기 쉬워 청소 부담이 늘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끈한 타일은 청소는 쉬워도 물이 있을 때 미끄러지기 쉽습니다. 업종의 기름 사용량과 청소 방식(호스 세척, 걸레 청소)을 먼저 정하고, 미끄럼 저항 등급은 타일 제조사 자료로 확인해 고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장비 아래 바닥도 방수 범위입니다
주방 방수에서 자주 빠지는 자리가 장비 아래입니다. 대형 냉장고나 조리대가 놓일 자리는 어차피 가려지니 방수를 대충 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장비를 먼저 놓고 그 둘레만 방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물은 장비 아래로 흘러 들어가고, 청소할 때 호스 물이 가장 많이 고이는 자리도 장비 아래입니다.
장비 아래 바닥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문제가 생겨도 늦게 발견됩니다. 냉장고 아래에서 물이 새어 방수층 아래로 들어가면 아래층 천장에 얼룩이 생길 때까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장비 아래도 나머지 바닥과 같은 구배와 같은 방수층으로 이어져야 하고, 장비는 방수와 타일이 끝난 뒤에 들어오는 것이 순서입니다.
장비 다리 자리에 받침대를 만들 때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방수층 위에 모르타르로 받침대를 올리는 방식은 방수층을 뚫지 않지만, 받침대를 고정하려고 앵커를 박으면 방수층이 뚫립니다. 앵커가 필요한 장비라면 방수 전에 앵커 위치와 방수 보강 방법을 설비, 방수 업체가 함께 정하고, 방수층을 관통하지 않거나 관통부를 보강하는 방식으로 시공해야 합니다.
준공 뒤 첫 달에 확인할 것
주방바닥방수는 현장 조건과 시방에 따라 담수 등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조건은 영업이 시작된 뒤에 나타납니다. 첫 한 달 동안 몇 가지를 보면 문제 징후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감 청소 뒤 바닥에 물이 남는 자리가 있는지가 첫째입니다. 구배가 제대로 잡혔다면 물이 트렌치 쪽으로 흘러 빠지고 고이는 자리가 남지 않아야 합니다. 특정 자리에 물이 계속 고여 있다면 그 자리의 구배가 반대이거나 모르타르가 꺼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는 트렌치 둘레와 벽 모서리 타일에 변색이나 들뜸이 생기는지입니다. 셋째는 아래층 천장입니다. 아래층이 있는 건물이라면 첫 달 안에 한 번 내려가서 주방 자리 천장을 확인하는 것이 나중의 분쟁을 줄입니다.
이 확인은 점주가 직접 할 수 있고, 시공사의 하자보수 기간 안에 발견하면 보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자보수 기간과 범위는 계약서로 확인합니다.
트렌치와 방수 순서
습식 주방 바닥을 시공한다면 현장에서 물어볼 순서대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 트렌치와 배수구 위치가 장비 배치와 함께 방수 전에 확정됐는가
- 구배를 방수층 아래 모르타르에서 한 방향으로 잡았는가
- 트렌치에 방수층이 걸칠 테두리가 있고 그 위까지 방수가 덮였는가
- 벽 치켜올림과 문턱 자리에서 방수층이 끊기지 않았는가
- 방수 종류와 타일 접착 방식이 서로 맞는지 두 팀이 확인했는가
- 트렌치 높이와 테두리를 설비팀과 방수팀이 방수 전에 함께 확인했는가
- 영업 첫 달에 고이는 자리와 아래층 천장을 봤는가
주방 바닥에서 방수재는 재료이고, 트렌치와 구배는 설계입니다. 재료가 좋아도 설계가 빠지면 물은 고이고, 고인 물은 언제나 약한 자리를 찾아냅니다.
참고 자료
- 국가건설기준센터: 배관설비공사(KCS 31 20 15)
- 국가건설기준센터: 방수공사 일반(KCS 41 40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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