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상판 누수, 상판보다 이음과 실리콘부터 봅니다
상가 주방 싱크대 상판에서 물이 샌다고 하면 상판에 금이 갔거나 재질이 나쁜 것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물이 들어가는 자리는 상판 한가운데가 아니라 상판과 벽이 만나는 선, 상판과 상판의 이음, 배수구 둘레, 수전이 상판을 뚫고 나오는 자리 네 곳입니다. 네 곳 모두 겉이 멀쩡해도 하부장 안쪽이 먼저 젖기 때문에, 냄새나 곰팡이가 나기 전에 어디서 새는지를 가리는 법부터 정리했습니다.
물이 들어가는 자리는 네 곳입니다
상판은 평평한 한 장의 재질이라 그 자체로 물을 통과시키는 일은 드뭅니다. 문제는 상판이 다른 것과 만나는 경계입니다.
벽과 상판 사이는 시공 오차 때문에 완전히 밀착되기 어렵고, 그 틈을 실리콘으로 메웁니다. 매일 물이 튀는 자리이면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라서, 실리콘이 마르고 갈라지기 시작해도 표면에서는 표시가 나지 않고 벽체 안쪽과 하부장 위쪽부터 젖어 들어갑니다.
상판과 상판의 이음은 상가 주방처럼 조리대가 길게 이어져 한 장으로 만들 수 없을 때 생깁니다. 접착제로 붙이고 표면을 갈아 평평하게 마감하는데, 이 작업이 덜 되면 겉은 매끈해도 안쪽에 미세한 틈이 남습니다.
배수구 둘레는 싱크볼과 배수구 몸체 사이의 패킹이나 실리콘이 느슨해지는 자리입니다. 설거지할 때마다 흘려보내는 물이 조금씩 상판 아래로 새는데, 양이 적어 바닥에 고이지 않고 하부장 나무판이 서서히 젖어 들뜨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수전 자리는 수전을 고정하는 너트가 시간이 지나며 풀리면서 수전 몸체와 상판 사이가 벌어지는 곳입니다. 사용 빈도가 높은 상가 주방에서는 가정집보다 빨리 벌어집니다.
네 자리 중 배수구와 수전은 부품의 문제라 패킹 교체나 너트 조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벽선과 이음은 시공과 마감의 문제라 손이 더 갑니다. 그래서 어디서 새는지를 먼저 가려야 대응의 크기가 정해집니다.
하부장을 열면 젖은 위치가 원인을 가리킵니다
싱크대 아래에서 물기나 냄새를 발견했을 때 할 일은 실리콘을 다시 바르는 것이 아니라 하부장 문을 열어 어디가 젖었는지 보는 것입니다. 젖은 자리의 위치가 네 곳 중 어디인지를 가리킵니다.
- 뒷벽 쪽 상판 밑면과 벽 아래가 젖어 있다: 벽선 실리콘의 갈라짐이나 틈
- 상판이 이어지는 선 바로 아래가 젖어 있다: 상판 이음 접합의 문제, 전문 업체 확인 필요
- 싱크볼 바로 아래, 배수관이 내려오는 둘레가 젖어 있다: 배수구 패킹이나 실리콘 노화
- 수전이 꽂힌 자리 아래가 젖어 있고 수전을 흔들면 헐겁다: 고정 너트 풀림
어느 쪽인지 애매하면 물을 한 자리씩 써 보면 가려집니다. 하부장 안쪽을 마른 걸레로 닦고 바닥에 마른 종이를 깔아 둔 뒤, 수전만 몇 분 돌려 보고 종이가 젖는지 보고, 다음에는 뒷벽 실리콘 선에만 물을 뿌려 보고, 마지막에 싱크볼에 물을 받아 한 번에 흘려보냅니다. 어느 단계에서 종이가 젖는지가 새는 자리입니다. 셋 다 멀쩡한데 하부장이 젖어 있으면 상판 이음을 의심합니다.
젖은 범위도 함께 봅니다. 나무판이 변색만 됐으면 최근에 시작된 것이고, 부풀어 있거나 곰팡이 냄새가 난다면 상당 기간 물이 들어온 것입니다. 하부장 목재가 이미 부풀어 있으면 실리콘 재시공만으로는 부족하고 하부장 자체를 바꿔야 할 수도 있어 비용이 커집니다. 원인을 가리지 않고 겉면 실리콘만 다시 바르면 며칠은 괜찮아 보이다가 같은 자리에서 다시 새는데, 새는 자리가 실리콘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실리콘은 걷어내고 말린 뒤 새로 채웁니다
벽선 실리콘이 원인으로 가려졌으면 재시공합니다. 원칙은 기존 실리콘을 완전히 제거하고 그 자리를 말린 뒤 새로 채우는 것입니다. 기존 실리콘 위에 덧바르면 접착이 되지 않고 두 층 사이에 물이 갇히기도 합니다. 곰팡이가 낀 상태라면 곰팡이를 제거하고 말린 다음에 채웁니다.
실리콘은 소모품입니다. 좋은 제품을 썼어도 온도 변화가 크고 물과 세제에 계속 노출되는 주방에서는 몇 년이 지나면 탄성을 잃고 갈라지므로, 갈라진 것을 발견했을 때 바로 손보는 것이 뒤쪽 벽과 몰딩이 계속 젖는 것을 막는 길입니다.
틈이 넓은 자리는 실리콘만으로 메우지 않습니다. 작년 가을 한 분식 프랜차이즈 상가 현장에서 준공 전 점검을 하던 감리가 주방 상판 뒷벽을 손으로 눌러 본 일이 있었습니다. 실리콘 마감은 겉으로 깔끔했는데 벽체 쪽이 살짝 물렁했고, 실리콘을 걷어내 보니 안쪽 벽면 마감재가 이미 젖어 색이 변해 있었습니다. 상판 설치 때 벽과 상판 사이 틈이 예상보다 넓었는데 그 틈을 실리콘만으로 채우고 넘어간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틈이 넓으면 실리콘이 채워지기는 해도 깊이만 깊고 벽에 붙는 면이 약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실제로 몇 주 만에 갈라진 것으로 보였습니다. 감리는 그 자리에 백업재를 먼저 채워 틈의 깊이를 줄이고 그 위에 실리콘을 마감하도록 재시공을 요청했습니다. 백업재는 실리콘이 적정한 두께로 붙을 수 있게 틈 안쪽을 채우는 재료인데, 어느 폭부터 백업재가 필요한지는 시공사마다 안내가 다르므로 시공 전에 확인할 항목입니다. 준공 전에 잡혀서 큰 공사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이음 위치와 재질은 발주 전에 정해집니다
상판 이음은 시공 뒤에 고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이음 부위가 배수구나 수전 근처에 있으면 물이 몰리는 자리와 약한 접합이 겹쳐 문제가 빨리 나타나므로, 설계 단계에서 싱크볼과 수전 위치를 먼저 정하고 이음을 거기서 최대한 떨어뜨려 배치합니다. 이 배치는 상판 발주 전에 끝나야 하는 결정입니다.
재질은 어디서 새느냐를 바꿉니다. 스테인리스 상판은 재질은 물에 강하지만 이음 부위의 용접이나 접합이 부실하면 그 자리에서 새고, 인조대리석이나 세라믹 계열은 재질은 물을 먹지 않지만 이음 접착 상태에 결과가 좌우됩니다. 목재 상판이나 일부 저가 자재는 재질 자체가 물에 약해서 이음 문제가 없어도 표면 코팅이 벗겨진 자리로 물이 스며듭니다. 어느 재질이든 경계가 약점인 것은 같으니 이음과 실리콘부터 보라는 것이 이 글의 주장이고, 그 위에서 재질을 고를 때는 물 사용이 잦은 상가 주방답게 내구성을 디자인보다 앞에 두는 것이 맞습니다.
재질에 따라 청소 방법도 다릅니다. 스테인리스는 강한 세제나 거친 수세미를 반복해서 쓰면 이음 용접 부위가 손상될 수 있고, 인조대리석은 거친 수세미가 낸 미세한 흠집을 따라 물이 스며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조사의 관리 기준을 따르는 것이 기본입니다.
점검 주기는 계절마다 한 번
개업 초기에는 신경 써서 살피다가 시간이 지나면 하부장을 열어 보는 일이 없어집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 하부장 안쪽을 들여다보고, 벽선 실리콘과 수전 흔들림을 같이 확인하는 정도로 일정을 정해 두면 작은 얼룩 단계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판 누수는 발견 시점이 비용을 정합니다.
싱크대 상판 누수 점검
- 젖음을 발견하면 하부장을 열어 위치로 원인을 가렸는가
- 벽선 실리콘은 기존 것을 걷어내고 말린 뒤 재시공했는가
- 틈이 넓은 자리는 백업재를 채운 뒤 실리콘을 마감했는가
- 배수구 패킹과 수전 너트를 하부장 안쪽에서 확인했는가
- 상판 이음을 싱크볼과 수전에서 떨어진 위치로 설계했는가
- 재질을 디자인만이 아니라 물에 대한 내구성으로도 골랐는가
참고 자료
- 국가건설기준센터: 건축공사 방수공사 표준시방서
- 한국소비자원: 주방가구 및 싱크대 하자 관련 소비자 상담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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